성형수술 중 코수술은 특히 감각이 필요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위해 여러가지 수술 방법을 오랜기간 익혀야 하는 분야이다. 처음 코수술을 하기 시작할 때는 코 삽입물 다듬기부터 쉽지가 않고 다듬은 삽입물을 제자리에 넣어주기도 쉽지 않다. 어느 정도 수술에 숙달되면 전체 얼굴에 대한 코의 균형을 생각하게 되고 코끝 모양은 어떻게 하는 것이 세련되게 보일까 이마선과 턱끝의 미적 라인은 잘 맞는가 등등의 예술적감각을 발휘하게 된다.
우리나라 코는 서양사람들과 달리 연골은 상당히 작고 약하며 피부나 연조직이 두꺼워 서양사람들의 코수술과는 다른면이 많다. 또한 미적인 면에서도 서양인의 얼굴과는 다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여 수술해야 자연스러운 코가 된다. 코수술의 재료는 연골, 진피, 실리콘, 고어텍스, 알로덤 등 여러가지가 나와 있는데 각각의 용도와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수술시 한가지 혹은 여러가지를 같이 사용한다. 어느 한가지 재료만 좋다고 고집하는 것은 여러 재료의 다양한 장점들을 살리지 못하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코수술의 합병증으로는 삽입물이 비뚫어지거나 많이 움직이는 경우, 피부가 얇아지면서 삽입물이 비치거나 피부의 색이 붉게 변하는 경우, 코끝으로 삽입물이 돌출되어 보이거나 심지어는 피부를 뚫고 나오는 경우, 드물지만 염증이 생겨 삽입물을 제거해야 하는 경우 등등이 있다.
합병증은 아니지만 높이를 자연스럽게 해주지 못하여 수술한 테가 쉽게 들어난다든지, 전체 얼굴과 균형이 맞지 않아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경우 등 코수술이 본인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인상을 못하게 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코를 높이는 수술 보다는 적은 경우이지만 코가 지나치게 높아서 줄이는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매부리코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 수술은 보통 전신마취로 하며 수술의 성공 여부는 튀어나온 콧등을 깔끔하게 깍거나 잘라주고 넓은 콧등을 어떻게 날렵하게 좁혀주는냐에 달려있다.
코뼈를 자르고 다듬는 수술이기 때문에 코를 높일 때 보다 더 어렵고 따라서 더 세심한 술기가 필요하다. 많은 성형외과의사들이 어려워하는 수술 중 하나이다. 수술 후 일주일 정도 잘랐던 코뼈가 제자리에 잘 붙을 수 있도록 단단한 부목을 대준다. 코수술시 흔히 같이 하는 수술로는 입이 튀어나와 보이고 코밑이나 코주변이 꺼져 보일 때 하는 소위 ‘귀족수술’이 있는데 입안절개를 통해 실리콘 혹은 인조뼈와 같은 삽입물을 꺼진 부위에 넣어서 돋구어주면 입도 들어가 보이고 코주위가 반듯하게 되어 인상이 훨씬 좋아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코를 수술할 때 고려해야 하는 것은 턱끝이 뒤로 들어가 보여 입이 튀어나와 보이는 경우와 이마가 뒤로 누워 코만 돌출되어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삽입물을 이용하여 턱끝이나 이마를 돋구어 주면 전체 얼굴윤곽이 반듯하게 되어 훨씬 좋은 인상을 가질 수 있다.
이문열의 소설 ‘금시조(金翅鳥)’에 보면 서예를 익힘에 스승 석담이 제자 고죽에게 책한권을 내어주며 “네가 이걸 백 번을 쓰면 본(本)은 될 것이고, 천 번을 쓰면 잘 쓴다 소리를 들을 것이며, 만 번을 쓰면 명필(名筆)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란 대목이 있다. 또 사군자(四君子)중 난(蘭)을 칠 때도 가르치기를“선자리에서 성불할 수 없고, 또 맨손으로는 용을 잡을 수가 없다. 오직 많이 쳐본 연후에라야만 가능하다”라고 했다. 4년간의 성형외과 수련의 과정을 마치고 2년여의 대학병원 스텝을 거쳐 개원한지가 벌써 수년이 되어 그동안 비교적 적지 않은 경험을 하면서 노력했지만 아직도 매번 수술이 새롭게 느껴지며 긴장하게 된다.
성형수술은 수술결과가 바로 밖으로 들어나고 같은 방법으로 수술을 하더라도 각자가 가진 조건이 다르고 합병증 등 치유 과정에서 많은 돌발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집중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가끔씩은 단순반복 일이 신경쓰일 일이 없는 것 같아서 부러울 때가 있고 자기가 직접 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을 시켜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친구가 부러울 때도 있다. “기예를 닦으면서 도가 아우르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평생 기예에 머물러 있으면 예능(藝能)이 되고, 도(道)로 한 발짝 나가게 되면 예술이 되고, 혼연히 합일이 되면 예도가 된다” 성형수술에도 어떤 경지가 있다면 나는 언제 그기에 이를 수 있을까 자문을 해본다.
김영환(iMBC문화가이드 2003년봄호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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